향후 5년 내로 전 지구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지는 해가 발생할 확률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전지구 10년 기후 연례 업데이트’ 보고서를 9일 공개하고 “2022년부터 2026년 기간 중 연평균 기온이 일시적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50%로 증가했다”며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1.5도를 넘길 확률은 10%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후 과학자들과 전 세계 주요 기후센터의 예측시스템을 활용해 작성됐다. 정책 결정자들을 위한 기후변화 정보를 담아 제공한다. 이번 보고서는 영국 기상청이 주도해 작성했고 스페인, 독일, 캐나다, 중국, 미국, 일본,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연구팀이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사이 연평균 온도는 1850년부터 1900년 사이 온도 평균을 뜻하는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도에서 1.7도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은 2015년 전까지는 0에 가까웠으나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다만 5년 평균이 1.5도를 넘을 가능성은 10%로 낮게 나타났다.
1.5도는 전 세계가 기온 상승폭 억제 목표로 제시한 수치다. 각국 정부는 2015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더 나아가 1.5도로 제한하기로 하는 파리협정을 체결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리언 허먼슨 영국 기상청 연구원은 “단 1년간 1.5도를 초과한다고 해서 파리협정의 상징적인 임계값을 위반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1.5도를 초과할 수 있는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 지구가 계속해 더워질 가능성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평균 온도가 지난 5년 평균보다 높을 확률은 93%로 나타났다. 또 2022년부터 2026년 사이 중 1년이 가장 따뜻한 해가 돼 2016년 기록을 깰 가능성도 93%로 나타났다.
2021년 세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초와 말에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구 표면 온도가 일시적으로 냉각됐지만 장기적인 지구 온난화 추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니냐 현상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상승하는 반면 동태평양연 저수온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지구 전반을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WMO는 2021년 기후를 분석한 최종 보고서를 18일 발표할 예정이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이 연구는 우리가 파리협정의 낮은 목표에 일시적으로 도달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1.5도는 임의의 값이 아니라 기후 영향이 사람들과 지구 전체에 점점 더 해를 끼칠 지점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말했다.